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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파머] 안경엽 "좋은 장비도 써먹을줄 모르면 아무 소용없어"

'안경엽 농가' 안경엽 (41 전북 김제)
투자와 노력, 스마트 팜 성공의 필요충분조건

  • 조영미 기자
  • 2020-01-21 08: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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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안경엽 농가 대표
빠르게 발전해 가는 농업기술에 발맞추기 위해서는 꾸준한 공부만이 답이다. 배움에 끝이 없다는 말은 농사에도 예외가 아니다. 부지런하고 성실하면 그만이었던 예전 농사와 달리 현대에는 농장주의정보력 등도 중요한 경쟁력이다. 스마트 팜을 도입해도 기계가 스스로 일을 찾아 움직이지는 않으므로 결국 열쇠를 쥐고 있는 것은사람이다.

신속한 투자로 5년 만에 첨단 시설 완비


안경엽 대표(41)는 고향인 전북 김제에서 9년째 토마토를 재배하고 있는 후계농이다. 직장 생활을 하던 중 편찮으신 아버지를 돕기 위해 일찍이 귀농하게 됐다고 한다. 부모님을 따라 전통 농법으로 토마토와 오이고추를 키우던 안 대표가 스마트팜도입을 결심한 것은 2013년이었다.

아직 토경재배가 대부분이던 시절, 농업인 교육 과정 중에 첨단 유리온실을 견학하게 된 그는 기존과는 완전히 다른 농사 방식에 충격을 받았다. 땅에 의존하는 농사가 아닌 기술 중심의 농업은 그때껏 그가 습득한 지식이 소용없어질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으로 다가왔다.이후 그는 스마트 팜 시범 농가를 찾아다니며 조언을 구하고 곧바로 사업 준비에 돌입했다. 그리고 불과 5년 만에 연동 비닐온실에 이어 유리온실까지 짓게 됐다. 물론 모두 ICT 설비를 갖췄다.

특히 지난해 완공한 유리온실은 25연동 19,800㎡ 규모의 최첨단 시설이다. 온도·습도 조절은 물론 천장과 창문 개폐까지 모두 자동으로 제어된다. 그날의 일사량, 실내외 온도, 이산화탄소 등 10가지가 넘는 데이터도 매일 손쉽게 확인할 수 있다.

물을 줄 때는 기계가 광량을 계산해 알맞은 양의 물을 공급한다. 하나부터 열까지 사람 손을 거쳐야 하던 일들이 이제는 설정값만 입력해 놓으면 자동으로 척척 해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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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첨단 장비를 갖춘 최첨단 유리 온실 내부.


양액재배에 ICT를 더하자 생산성 40% 급등

무엇보다 ‘양액재배’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 팜 시설이 생산력 향상에 크게 도움을 주었다고 안 대표는 말한다. 흙에다 작물을 심어 재배하는 전통적인 방식의 토경재배와 달리 흙 대신 식물을 지지하는 화분을 두고 물이나 배양액을 인위적으로 공급하는 방식이 양액재배다. 균일한 영양분을 지속해서 공급하는 데 한계가 있는 토경재배와 달리 양액재배는 환경제어가 매우 쉽다는 것이 안 대표의 설명이다. 토양 속 미생물에서 비롯되는 각종 병충해의 영향을 덜 받는 것도 양액재배의 장점 중 하나다.

그의 농장에서는 주기적으로 배액농도 데이터를 분석해 양액 내 영양분을 더욱 꼼꼼히 관리하고 있다. 부족한 성분이 있으면 그때그때 보충해 주므로 균일한 품질의 토마토가 나올 수밖에 없다. 더욱 안정적 인 농사를 짓게 된 것이다. 여기에 ICT를 이용해 온실 환경까지 일정하게 유지해 주니 토마토의 생육 상태도 좋다. 토마토 줄기는 토경재배를 할 때 보통 7단까지 자라는데, 안 대표는 현재 30단을 재배하고 있다. 최대 15m 높이로 자라는 셈이다. 결과적으로 수확 기간도 전보다 3배 넘게 차이가 난다. 토경재배를 할 때는 두 달에서 두 달 반 정도 수확하던 것이 지금은 10월부터 이듬해 7월까지 무려 아홉 달로 늘었다.

이렇게 토마토에 최적의 환경을 만들어 주는 스마트팜 덕에 생산성 역시 전보다 40% 이상 향상됐다. 오래전 꿈꾸던 일이 현실이 된 것이다. 그가 처음 귀농했을 때만 해도 주변 일대의 대다수 농가가 토경재배를 했지만, 지금은 전부 양액재배로 바뀌는 추세다.

특히 새로 짓고 있는 온실 중에는 양액 제어가 가능한 스마트 팜 시설을 도입한 곳들이 상당수다. 현대 농업에서, 특히 시설원예 분야에서 스마트 팜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돼 가고 있다. 꾸준한 학습으로 성능을 최대한 높여야 그러나 안 대표는 스마트 팜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 서는 끊임없이 공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스마트 기기로 구동할 수 있는 기능은 매우 다양하지만 이를 100% 활용하고 있는 농가가 거의 없기에 하는 소리다. 대형 온실의 규모에 맞게 정밀한 조작이 가능한 첨단 기기를 쓰고 있는 안 대표도 여전히 그 방대한 기능을 다 익히지 못했을 정도다.

구슬이 서 말 있어도 꿰어야 보배가 되듯이, 아무리 좋은 장비가 있어도 써먹을 줄 모르면 아무 소용이없다. 마이스터대학과 토마토대학을 다니는 안 대표가 쉬지 않고 새로운 교육을 찾아 듣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기기 관리에도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특히 유리온실과 달리 비닐온실은 굴곡이 있어서 측정값에 오차가 종종 발생한다. 안 대표 역시 처
음 기기의 설정을 맞출 때 오류가 생겨 조절하는 데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아울러 센서 작동이 늦게 되거나 창문이 열려 있는데도 시스템상에 닫혀 있다고 나오는 경우도 가끔 있다. 유난히 습도에 취약한 토마토에는 치명적인 상황. 따라서 사람이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세세히 살펴야 한다.

안 대표는 “스마트 팜을 도입하는 농가들은 많은 시간을 들여 기기의 작동법과 프로그램 운용에 익숙해지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그러나 스마트 기기의 효능을 십분 활용하되 조건 없는 신뢰는 위험하다”고지적했다.

안 대표는 기계가 아무리 뛰어나다고 해도 결국 농사는 사람이 짓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 농장주의 스마트 팜에 대한 이해와 운영 노하우가 성공 여부를 좌우한다고 믿는다. 결국, 농부 스스로가 시간이 날때마다 기기를 점검하고 현장을 방문해 이상이 없는지 확인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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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토마토 시설 재배 모습. 양액재배를 통해 생산량을 크게 높였다.


변화를 직시하는 것이 도약의 첫 단계


지금의 농업은 예전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기술의 발전 속도를 보면 ‘농사는 하느님과 동업’이라는말도 머지않아 옛말이 될 듯하다. 안 대표는 이러한 변화를 놓치지 않고 만반의 준비를 하기 위해 거금을투자했다.

비닐온실은 후계농 지원사업으로 저금리 융자를 받은 데다 국산 기기를 구입해 정부의 지원도 있었지만, 유리 온실 시공에 든 비용은 안 대표 본인이 부담했다. 대규모 온실이니만큼 시설비와 환경제어기 설치비용 또한 어마어마했다. 토마토 선별기만 해도 1억원이 넘는다.

그러나 안 대표는 장기적인 효과에 주목했다. 좋은 시설이 곧 농장의 경쟁력이 될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지금 연간 1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안대표는 투자금을 신속히 회수할 수 있도록 더욱 분발하겠다는 다짐을 전한다.

그는 농사 경력이 10년 가까이 돼 가지만 “제가 새로 귀농하는 사람들보다 농사를 잘 짓는다고는 장담할 수 없어요”라고 겸손해했다. 그러면서 “실제로 농사 경험이 전혀 없는 지인 3명이 지난해 한꺼번에 귀농해 농사를 지었는데, 올해 작황이 아주 좋았다”며 혀를 내둘렀다.

“옛날 같으면 이런 초보 농사꾼들이 이렇게 농사를 잘 지을 거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겠어요. 그런 것을보면 공부를 게을리할 수 없죠.”

그러나 겸손한 말과는 달리 넓은 농장을 구석구석 살피는 그의 손길에는 전문가다운 아우라가 묻어났다. 안 대표는 함께 일하는 11명의 근로자와 가족들을 건사하기 위해 앞으로도 토마토 관련 교육에 빠짐없이 참여하겠다는 열정을 보였다. 또한, 매년 축적하고 있는 데이터를 활용해 장애 요소를 사전에 진단하고 더욱 완벽한 생육조건을 찾아낼 수 있도록 힘쓸 계획이다. 세계 농업의 흐름에 맞추어 발 빠르게 대처하고 있는 우리 농가의 모습을 안 대표에게서 찾을 수 있었다.

조영미 기자 news@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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