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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파머] 명품구두신고 와인파티하는 농부들

'씨드림(주)' 정재진 (60 충남부여)

  • 임지혜 기자
  • 2020-02-11 14: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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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에프엔=임지혜 기자]
삼성, SK, CJ 등 대기업의 내로라하는 중진들이 퇴임 후 모여 농업 실버 드림팀을 만들었다. 평생을 몸담았던 각 기업에서 능력을 발휘한 기획력과 사업 아이디어를 모아 의기투합한 것이다. 이들은 미세먼지, 중금속 등 각종 질병으로 인해 농축산물의 사회적 파동이 벌어질 때마다 어른 세대로서 책임감을 느꼈다. 실버 드림팀 ‘씨드림’은 안전한 먹거리를 확보하기 위한 지금 세대의 노력이 미래세대를 위한 소중한 유산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데이터 분석의 실버 드림팀

2015년, 4차 산업 혁명의 핵심이라는 ‘데이터 분석’의 드림팀이 농업 기술 현장에서 만들어졌다. 단국대학교 응용컴퓨터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정재진 대표이사를 중심으로 SK텔레콤 정책 협력 실장, 강원대 데이터분석 센터장, 삼성그룹 마케팅실장, CJ 제일제당 영업마케팅과 전략기획 총괄, SK텔레콤 기획실 경력의 연구소장이 퇴임 후 합류한 것이다. 여기에 원예학 전공의 농업팀이 합류하면서 환상의 라인업이 완성되었다.

한국 농업의 문제점으로 농촌 인구의 감소와 고령화, 낮은 식량 자급률 등을 들 수 있다. 고령화 문제가 심각한 농업 분야에 씨드림은 오히려 중년의 나이가 되어 새롭게 도전했다. 이들이 의기투합한 이유는 빅데이터를 활용한 기술과 최소한의 노동력으로 농장을움직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삶의 연륜에서 나오는 안목과 식견으로 시작한 새로운 시장이 바로 빅데이터를 활용한 스마트 팜이었다.

“우리는 데이터 귀신들입니다. 기업과 대학에서 데이터를 활용해왔어요. 분야는 각양각색이지만 오히려 그 점이 농업 활동을 여러 방면으로 확장할 수 있는동력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농업과 텔레콤 정책은 언뜻 관련이 없어 보이지만 그렇지 않아요. 텔레콤 정책은 여러 세대의 소비 특성을 가장 빠르게 알 수 있는 분야이죠. 농업연구에 활기를 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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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방면의 중진들이 모인 결과가 빛을 발하는 부분이다.

“우리 세대가 다음 세대에게 안전한 먹거리를 유산으로 남겨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우리는 어른 세대이기 때문에, 책임감을 지녀야 한다고 생각해요. 농업 빅데이터라는 것은 사람의 노하우에 의존하던 농업 방식과 상당한 차이가 있어요. 아버지가 농부가 아니어도, 어렸을 때 시골에서 자라지 않았어도, 누구든 언제든 농사를 시작할 수 있는 시스템입니다. 이러한 시스템 일부를 씨드림이 만들고 있다는 것에 대한 자부심과 책임감이 있습니다. 주먹구구식이 아니라 확실하고 안정적인 시스템이 없이는 두고두고 좋은 먹거리를 확보할 수 없겠다고 생각했어요. 먹고 사는 문제인데, 농사 기술이 무형문화재 같은 것이 되면 안 되잖아요. 외국 농산물에만 의존하는 것도 위험하고요. 귀농하는 청년들이 스마트 팜과 빅데이터를 금방 공부해서 농사를 시작하는 것을 보면 흐뭇하죠.”

정재진 대표이사의 답변에는 어른 세대의 진지한 고민이 들어있었다. 정재진 대표이사는 미래 세대에 대한 고민과 더불어 열정과 아이디어는 청춘인, 농업 현장의 ‘성숙한 신세대’다.

농부의 명품 구두

씨드림은 박사, 연구원 원장, 대기업 임원 등 평생을 책상 앞에만 앉아있었을 것 같은 지식인들의 도전이었다. 그 때문에 성공을 예감하는 주변인들은 많지 않았다. “농사일이 의욕처럼 쉬운 줄 아느냐.”는 걱정이 뒤따르기 일쑤였다.

“우리는 처음에 이렇게 말했어요. 농사꾼들도 이제 명품 구두 신고 저녁에 와인 파티하는 삶을 만들자고요. 물론 명품 구두를 신고 와인을 마셔야 성공이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그렇게 어려운 것이 농사일이니 데이터화하여 어려운 것은 시스템이 하게 만드는 게 필요하다는 것이죠. 데이터를 모으면 더 큰 게만들어집니다. 바로 농부의 여유시간이죠.”

농업도 이제 정장을 입고 여유 시간을 가질 수 있다고 말하는 정재진 대표이사이지만 마냥 편한 일을하고자 농업 빅데이터를 꿈꾼 것은 아니었다.
그가 씨드림이라는 회사를 세우고 농업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데이터를 만드는데 가장 먼저 한 일은 바로 부여 지역에 직접 농장을 세운 일이다. 누구보다 애정을 갖고 농업 빅데이터에 접근한 것이기 때문에, 테이블 위 보고서만으로는 완벽한 연구를 할 수 없었다. 실제 농장에 바로 데이터 농업을 적용하고, 문제점을 발견하면 수시로 보완해나갔다.

이러한 시행착오와 분석, 대처가 민첩하게 진행되면서 2015년에 자체적으로만 적용했던 씨드림의 빅데이터 시스템은 현재까지 50여 개의 외부 농가에도 적용되고 있다. 씨드림의 연구 결과가 다른 농장의 수익 증대로 연결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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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농장, 알파고 농장


정확한 계산 아래 바둑을 두는 구글 딥마인드(Google DeepMind)가 만든 인공지능 로봇 ‘알파고’

는 이미 유명하다. 변화하는 수에 맞춘 ‘새로운 생각’이 필요한 바둑만큼은 로봇이 사람을 이길 수 없을 것이라는 통념을 뒤집는 사건이었다. 로봇의 생각은다양한 데이터를 모으고 분석한 결과로, 이런 방식으로 농업에서도 ‘생각할 수 있는 농장, 스마트 팜’의시대가 오고 있다.

스마트 팜은 농장의 센서를 통해 비가 오고 있다는 소식을 농민에게 알려 주는 기능에서 끝나지 않고 곧장 스스로 문을 여닫을 수 있다. 농장 환경에 변화가 생겼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이익과 손실을 계산하는작업이 바로 ‘빅데이터’라고 할 수 있는데, 이것이 바로 씨드림이 연구하고 있는 내용이다.

“농업은 갈수록 쉬워질 거에요. 심지어 농장에 농부가 없어도 농사를 지을 수 있습니다. 한때 스마트폰이 어렵다고 했었지만 이제 거의 모든 어르신이 스마트폰을 조작할 수 있어요. 직관적으로 조작하는 것이기 때문에 처음 시작할 때 간단한 조작법만 숙지해둔다면 알아서 만질 수 있거든요. 저희가 꿈꾸는 환경도 그렇습니다. 인터넷만 가능하다면 어디서든 농장시스템에 접속해 기기들을 작동할 수 있게 만들어요. 농업으로 시작했지만, 축산 등 더 다양한 분야에도적용할 수 있도록 더 정밀한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똑똑한 토마토 만들기’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포부를 묻는 말에 정재진 대표이사는 자신 있게 답한다. “똑똑한 토마토를 만들 겁니다.” 그가 말하는 똑똑한 토마토란 무엇일까. 첫 번째는 출하 시기를 계획할 수 있는 농장의 시스템을 말했다. 스마트 팜을 활용한다면 수익이 극대화 되는 시기에 출하될 수 있도록 토마토의 생육을 계획할 수 있다. 소비자는 원하는 시기에 토마토를 먹을수 있어 좋고, 농가는 수익이 높아지니 일석이조다.

두 번째는 브랜드화를 말한다. 정재진 대표는 특정 질환을 가진 환자에게 유익한 토마토, 원하는 크기의 토마토, 당도를 조절한 토마토 등 생육과정에서 작물의 특정 부분을 조절하여 브랜드화하는 사업을 구상중이다. 이외에도 IOT·클라우드·딥러닝을 아우르는 농업플랫폼 창출을 통한 수익 창출과 한·중·일교류를 통한 지속 발전을 꿈꾸고 있다.

그는 자신의 구상이 실현될 때 농가의 생산성과 삶은더욱 나아질 것이라고 말한다.

“농업은 더 이상 과거의 산업이 아닙니다.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이 무궁무진해요.” 어른 세대의 진지한 고민에서 출발해 농가의 매출 증대에 이르기까지 많은 경험을 한 그의 목소리에서 신뢰가 느껴진다. 농민이 서 있는 삶의 풍경을 바꾸는 것, 그것이 바로 씨드림이 추구하는 농업의 미래다.

임지혜 기자 news@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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