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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지 않는 분쟁…아파트 '층간소음' 해결될까

국토부, 사후인정제도 도입…업계, 층간소음 저감기술 개발 박차

  • 김동용 기자
  • 2020-10-22 18:39:59
[스마트에프엔=김동용 기자] 지난 5월 30일 밤 11시 40분쯤 서울 중랑구 한 아파트에 거주하는 A씨는 술김에 위층을 찾아갔다. 위층에 사는 B씨가 평소 시끄럽다는 이유였다. A씨는 계단에 있던 항아리 뚜껑을 던져 깨트렸다. A씨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을 밀친 뒤 주먹으로 뺨을 때리기도 했다. 법원은 A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보호관찰 1년·사회봉사 120시간을 명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층간소음 문제로 인한 분쟁이 더욱 늘어나고 있다.

한국환경공단의 '최근 5년간 층간소음 접수 건수'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 전화 상담 건수는 2만 2,861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1만 7,114건) 보다 34% 증가했다. 같은 기간 현장진단 접수 건수도 46%(5,075건->7431건) 폭증했다.

올해 층간소음 민원도 급속히 증가했다.

환경공단의 '층간소음 이웃사이센터 민원 접수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 민원접수 건수는 1,920건이었으나,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된 지난 3월 3,110건으로 급증했다.

이어 ▲4월 2,539건 ▲5월 3,339건 ▲6월 3,196건 ▲7월 3,268건 ▲8월 2,822건 등으로 집계됐다. 올해 8월까지 접수된 민원건수는 총 2만 2,861건이다. 지난해 전체 민원건수(2만 6,257건)와 비슷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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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서울 서대문구와 마포구 일대의 아파트 모습. (사진=연합뉴스)
층간소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어떤 조치가 이뤄져야 할까. 우선 바닥 두께는 층간 소음을 완화할 수 있는 수단 중 하나다.

국토교통부 '주택건설 기준 등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공동주택 층간소음 기준은 ▲콘크리트 슬래브 두께 210㎜(라멘구조는 150㎜) ▲바닥 경량충격음 58데시벨(㏈) 이하·중량충격음 50데시벨(㏈) 이하를 모두 충족해야 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에프엔'과의 통화에서 "표준바닥구조(의 콘크리트 슬래브 210㎜)는 층간소음을 줄이려는 목적 보다는 기본적으로 구조적 안정성 때문이고 최소한의 규제"라며 "콘크리트 슬래브 두께를 300㎜(현재 기준 210㎜ 이상) 이상으로 늘려야 층간소음 문제가 확연하게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파트 입주민들 사이에서 자주 언급되는 '소음매트'는 큰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의견이 나온다.

한 대한건설협회 관계자는 "매트를 깔아서 (층간소음 문제가) 해결됐다면 진작에 (해결) 됐을 것"이라며 "물론 마이너스(소음이 줄어드는) 효과는 있겠지만 크진 않을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또 이 관계자는 "콘크리트슬래브 두께를 1/3 정도 늘리면 층간소음 문제가 해결될 가능성이 있겠지만, (그럴 경우) 재료비가 그만큼 많이 들어가니, 시공비가 늘어나거나 건물 층수가 줄어들 것"이라며 "그런 부분은 아마 업체들에 부담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짐작했다.

바닥 두께가 두꺼워지는 만큼 재료비가 늘어나고 건물의 층수가 줄어들어 시공 업체의 수익성에 영향을 미친다는 얘기다.

층간소음 저감설계에 쓰이는 완충재는 종류에 따라 효과가 적지 않다.

한 업계 관계자는 "콘크리트슬래브 두께를 늘리는 것이 물론 좋은 방법이지만, 소음 완화에 도움이 되는 인테리어를 적용하는 것도 방법 중 하나"라며 "차음 효과가 우수한 완충재를 쓰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층간소음 완충재 '성능 인정 테스트'가 신속하게 이뤄지지 않는 점은 과제로 남는다.

인정 테스트 기관인 한국주택토지공사(LH)는 테스트가 25일 내에 처리돼야 한다는 규정과 다르게 실제로는 3년 이상 소요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LH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문진석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10월 현재 LH 주택성능연구개발센터에 접수된 사전예약 28건 중 대기 1번은 2017년 9월 20일에 접수됐다. 3년이 지나도록 인정 테스트를 받지 못한 것이다.

LH는 최근 5년 동안 현장실험을 총 113건 접수했고 그 중 68건을 인정했다. 36건은 취소되거나 업체가 인정테스트를 자진 취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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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창흠 한국토지주택공사(LH)사장이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에 한국토지주택공사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층간소음 문제 해결을 위해 국토교통부는 지난 2005년부터 운영해왔던 '바닥구조 사전인정제도'를 폐지할 계획이다. 또한 '사전인정제도' 대신 '사후인정제도'를 도입하는 내용의 개선안을 지난 6월에 발표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사전인증제도가 사후확인제도로 바뀌면서 많은 시공사들이 층간소음 저감효과를 위해 슬라브 두께를 두껍게 하거나 층간차음재를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특히 대형건설사 같은 경우엔 브랜드에 대한 자부심이 강해 입주 후 민원에 대해 매우 민감하게 생각하고 적극적으로 관리하고 있기 때문에 더욱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최근 일부 건설사들은 국토부의 '사후 확인제도' 도입방안이 발표된 이후 층간소음 저감 기술에 공을 들이고 있다. 현대건설·대림산업·삼성물산·대우건설 등은 자사가 개발 중이거나 적용한 층간소음 저감 기술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물론 바닥 콘크리트 두께를 증가시키는 방안도 포함됐다.

다만 일각에선 사후인정제도가 효과를 보기 위해선 ▲사후 성능 확인을 위한 샘플링 선정 규정 강화 ▲시정조치에 강제성 부여 ▲국토부의 사후 관리감독 강화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 일부 층간소음 관련 개정안들은 제대로 빛을 보지 못하고 20대 국회의 퇴장과 함께 사라진 것으로 확인됐다.

김재경 전 자유한국당 의원이 2019년 7월 대표발의한 '주택법 일부개정안'은 ▲주택 간소음을 방지하기 위해 콘크리트 바닥판·바닥충격음 완충제 품질관리를 강화할 수 있는 성능기준과 바닥충격음에 대한 차단성능을 사후에 평가할 수 있는 기준을 마련하고 ▲시공 후 평가한 바닥충격음 차단성능이 기준에 미달할 경우 주택건설사업자에게 영업정지 조치를 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이 담겼으나 20대 국회 임기만료로 폐기됐다.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2017년 7월 층간소음 분쟁을 자체적으로 조정·해결하는 역할을 맡을 '층간소음관리위원회 설치'를 핵심으로 하는 '공동주택관리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으나, 이 또한 20대 국회 임기만료로 폐기됐다. 이 개정안에는 바닥에 일정한 두께와 바닥충격음 차단성능 기준을 갖추도록 하는 조항도 담겼다.

김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10월 대표발의한 '주택법 일부개정법률안'은 ▲시공 이후 바닥충격음 차단구조에 대한 사후 성능평가체계 도입 ▲평가 기준에 미달하는 주택은 시공자가 개선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이 개정안도 20대 국회 임기만료로 폐기됐다.

김동용 기자 news@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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