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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사 왜 이러나? 아시아나항공 박삼구 기쁨조, 대한항공 사내 성폭력 무마

  • 김진환 기자
  • 2020-11-30 17: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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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오전 서울 중구 한진빌딩 앞에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및 대한항공직원연대지부 조합원 등이 기자회견을 열고 대한항공 내에서 발생한 성폭력 사건을 조원태 회장이 직접 해결해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스마트에프엔=김진환 기자]
대한항공에 근무 중인 3년 전 사내 성폭력의 피해자가 문제 해결을 촉구하며 호소문을 통해 목소리를 냈다.

생각하기도 끔찍한 악몽을 다시 꺼내든 사내 성폭력 피해자는 대한항공에 재발 방지 대책과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이 피해 직원은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세 번에 걸쳐 회사에 진정을 냈지만, 회사는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지난 3월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에게 진정서를 보내고서야 조사는 시작됐고 회사는 별 책임이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공공운수노조 대한항공직원연대지부는 30일 서울 중구 한진빌딩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한항공 사내에서 벌어진 상사(임원급)의 직속 부하직원 성폭력(강간 미수) 사건을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직접 나서서 해결하고 조직문화를 혁신할 것을 촉구했다.

또 회사 내 만연한 성폭력과 따돌림, 괴롭힘 등과 관련해 전수 실태조사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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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오전 서울 중구 한진빌딩 앞에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및 대한항공직원연대지부 조합원 등이 기자회견을 열고 대한항공 내에서 발생한 성폭력 사건을 조원태 회장이 직접 해결해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노조 발표에 따르면 대한항공 정규직인 피해자 A씨는 소속 부서의 부서장으로부터 성희롱을 당한 뒤 타 부서로 발령받아 인사상 불이익을 당했다. 이후 건강악화로 휴직을 신청했으며, 휴직 뒤에도 지속해서 성추행과 강간 미수를 당하고 사내 동료들로부터 성희롱성 발언과 괴롭힘에 시달렸다고 한다.

휴직 뒤엔 직속 상사로부터 강간 미수를 당하고 인사이동 불이익을 받았으며, 주변 동료들로부터 성희롱성 발언과 괴롭힘에 시달렸다.

현재 A씨는 대한항공과 가해자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고, 고용노동청에도 진정을 낸 상태다.

공공운수노조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강간미수를 한 상급자는 대한항공을 그만뒀고, 대한항공은 피해자의 진정을 제대로 처리하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또 피해자는 조사 과정에서 자신의 피해뿐만 아니라 주변 동료의 피해도 증언했지만 이에 대해 회사는 조사조차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대한항공 측은 가해자에 대한 징계 없이 사직으로 정리했다.

한진그룹과 조원태 회장에게 직접 실태조사와 조치를 요구한 공공운수노조 측은 별다른 반응이 없으면 국회를 비롯한 청와대 등 사건 해결을 위해 필요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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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2018년 7월 4일 아시아나항공 기내식 대란 기자회견에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모습. 사진=연합뉴스

사내 성폭력 및 성희롱 문제는 대한항공만의 일이 아니다. 양대 국적사인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2년전 구설에 올랐다.

박 회장이 아시아나항공 본사를 방문하는 날은 여승무원들이 로비에 모여 원을 그리고 서서 박수를 치고 박 회장을 환영했다. 심지어 환영 노래도 창작해서 불러야 했다. 이런 이벤트는 10여 년간 이어졌으며, 행사 요원의 경우 나이가 많거나 바지를 입거나 노동조합원인 경우 등 박 회장이 싫어할 만한 사람은 배제시켰다.

이들은 박 회장에게 다가가 백허그를 하거나 춤을 추면서 회장을 반겼다. 박 회장은 백허그 안 해주나?” “다음에 내가 왔을 땐 백허그 꼭 해줘등의 발언을 했다. 누가(여직원) 나서서 허그해주면 성희롱이 아니지만 내가(박 회장) 하면 성희롱이기 때문에 누가 허그해주길 기다린다는 게 박 회장의 신년사 말씀이라는 충격적인 증언도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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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구 회장의 아시아나항공 승무원 기쁨조 논란이 터져나오자, 한 SNS에 관련 사진이 유출됐다. 이들은 박 회장이 본사를 방문할때마다 다양한 이벤트와 장기자랑을 벌여야 했다고 폭로했다. 사진=SNS 캡쳐

또 회장이 로비에 나타나면 온몸으로 달려 나가 팔짱을 끼고 “보고 싶었다”라고 말하며 분위기를 끌어올리라고 노골적인 교육을 받기도 했다.

특히 이런 이벤트가 싫어 일부러 자리를 피하거나 도망간 직원을 잡기 위해 간부들이 나선 사실도 알려지며 기쁨조논란이 일었다.

하지만 이런 폭로에도 사건은 흐지부지 마무리됐다. 지난해 한 시민단체가 박 회장을 업무상 배임과 직장 내 성희롱으로 고발했지만, 경찰은 조사 결과 “(행사에 동원된) 승무원들이 조사에서 자발적으로 참여했다고 진술했다고 밝히며 성희롱 건을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이관했다.

<아래는 대한항공 성폭력 피해자의 호소문 전문이다.>

조원태 회장님

저는 성폭력 피해자입니다. 그 성폭력은 대한항공에서 오랜 기간 보직자로 근무한 조직의 권력자로부터 가해졌습니다. 저는 사건 당시 신고하지 못하였습니다. 만약, 우리 회사가 성희롱 피해자를 보호해주고 공감해주는 조직의 분위기였더라면 저는 그토록 오랜 시간을 고통 속에서 홀로 남겨지지 않았을 것입니다.

조원태 회장님! ‘피해자 보호를 핑계로 사건을 무마하고 조사마저 회피하는 비겁한 모습이 아니라 철저히 조사하고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여 성범죄 대응에 앞장서는 대한항공이 되기를 바랍니다.

회장님은 취임 시 대한항공의 조직 혁신을 선언하였습니다. 저는 회장님이 선언한 조직 혁신에 일말의 희망을 가지고 저의 고통스럽고 수치스러운 강간미수 및 성희롱 등의 사건을 사법기관이 아닌 회사에 알렸습니다. 100장에 가까운 저의 1차 진정서가 면밀히 검토되고 규정과 절차에 따라 조치되리라 기대하였습니다.

대한항공은 제 사건에 관하여 여가부 매뉴얼 대로 '징계 또는 적절한 조치'를 취하였다고 하였습니다. 그 적절한 조치로 인하여 부하직원을 강간하려 한 상사는 아무런 징계 없이 조용히 사직하였고, 피해자인 저는 이 자리에 서서 눈물로 호소하고 있습니다. 누구를 위한 적절한 조치였다는 것입니까?

또한 피해자를 존중하고 보호하여 피해자의 관점으로 조치하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수차례 조사를 촉구하는 진정서는 왜 존중하지 않으셨습니까? 회장님께 의견서를 보내자 그제 서야 부랴부랴 조사를 시작하고, 그 과정에서 저를 매각대상 사업장으로 보내려고 하는 등의 일련의 행보가 피해자를 존중하고 보호하는 조치였습니까?

제가 성폭력 피해를 신고한 후 경험한 대한항공의 사건 처리 태도는 말씀하신 조직 혁신과는 거리가 멀어 보입니다. 혁신이 아니라 기본조차 되어 있지 않은 모습이었습니다.

조원태 회장님! 저는 최근 법정에서 조직 내 성희롱 실태를 조사하고 대응책을 마련한다는 조건으로 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을 취하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사측 대리인은 우리에게 결정할 권한이 없다, 여기서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라는 대답만 앵무새처럼 반복할 뿐이었습니다.

조원태 회장님은 대한항공의 대표자로서 윤리경영의 책임이 있습니다. 대한항공과 같은 거대 기업이 오랜 시간과 많을 금전을 요구하는 법적 소송을 대한항공 조직 내 상사로부터 성폭력 피해를 받은 직원 개인과 계속하여 다투는 것이 윤리적인 처사인지를 회장님이 살펴보아 주십시오.

대한항공은 그간 항공기 안전에 위해가 되는 사안은 선제적으로 방지하여 항공안전 분야의 우수 기업으로 성장하였습니다. 항공기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듯 직원의 성범죄에 대한 안전도 최우선으로 생각하여 건강한 조직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투자하는 회장님의 리더십을 보여주십시오.

저는 대한항공과 함께 성장하기를 바라는 평범한 직장인입니다. 제가 이 막다른 길에 이르면서까지 문제 제기를 한 이유는 대한항공이 직장 내 성범죄로부터 안전하고, 더 이상 저와 같은 피해자가 나오지 않아야 한다는 조직의 일원으로서 책임감 때문입니다.

저와 동료들은 회장님의 리더십을 믿고 대한항공이 더 좋은 기업이 되리라는 희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희의 희망에 응답하여 주십시오.

김진환 기자 gbat@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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