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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또’ 가정폭력 피해자, ‘가해부모’에게 돌려보낸 ‘경찰’

천안 서북署 “피해학생의 거부로 분리조치 없이 귀가조치”…피해자 父 ‘구청공무원’

  • 이범석 기자
  • 2021-01-15 11:3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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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가정폭력으로 경찰에 신고한 피해 여학생의 종아리가 엄마의 구타로 인해 잔뜩 멍이 들었다. 사진=이범석 기자
[스마트에프엔=이범석 기자]
양부모가 16개월 입양아 정인 양을 학대해 사망에 이르게 한 사건으로 전국이 아동학대 법안을 강화해야한다는 소리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충남 천안에서도 14일 고등학교 졸업을 한 달여 앞둔 여학생을 친모가 폭행한 사건이 알려졌다.

해당 학생은 그동안 수 차례 폭행이 지속돼 왔다는 점에서 이를 보다 못한 친구의 권유로 13일 오후 13시 경 충남 천안동남경찰서 관할 일봉지구대를 찾아 해당 폭행사실을 사건 접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당시 사건을 접수한 경찰은 해당사실을 피해학생을 폭행한 당사자인 부모에게 문자로 알리고 피해학생을 집으로 돌려보낸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최근 빚어진 정인이 사건에서 드러나 국민들의 공분을 샀던 부분 중 피해 아동이 신고할 경우 해당사실을 가해자인 부모에게 문자로 연락한다는 부분이다. 그런데 해당 사실에 대해 사건접수 경찰관은 또 다시 같은 조치를 함으로서 피해학생을 불안에 떨게 했다.

특히 가정폭력을 당한 피해학생의 아버지가 해당 사안을 평소 알고 있으면서도 피해 학생에게 평소 참아달라는 식의 말을 해왔던 것으로 드러나 ‘묵시적 가정폭력 동조’라는 비판의 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피해학생의 아버지는 현재 천안서북구청 공무원으로 재직 중인 공무원 신분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평소 절친으로 지내며 속마음을 털어 놓고 지낸 피해 학생 친구에 따르면 “평소 피해 학생의 경우 엄마가 우울증을 앓고 있고 가끔 멍이 들 정도로 심하게 폭행이 이뤄지는 일이 종종 있어 신고를 권유하게 됐다”며 “사건 당일 역시 종아리에 심하게 피멍이 든 것을 보고 설득해 경찰에 신고를 하게 됐는데 경찰에서 가해 당사자에게 연락을 취했고 집으로 돌려보냈다”고 말했다.

이어 “이후 저녁에 괜찮은지에 대해 카카오톡으로 물었는데 아빠가 ‘이런 일로 경찰에 불려다니면 좋겠냐’며 오히려 친구를 혼냈다는 말을 듣고 화가 났다”며 “살기위해 호랑이 굴에서 나온 사람을 다시 호랑이 굴로 돌려보낸 것은 경찰이 무책임 한 것으로 밖에 안 보인다”고 지적했다.

또한 해당 사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이번 사건의 경우 분리 조치가 먼저 됐어야 하는데 가정폭력이 신고 된 이후 해당사실을 가해자에게 알리고 다시 가정으로 돌려보낸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다만 현재의 경찰 시스템상 경찰에 미성년 사고 접수가 될 경우 해당사실을 부모에게 전달하도록 돼 있는데 아직 개선이 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정인양 사건을 계기로 가정폭력(아동폭력 포함)의 경우 해당 사실이 가해자에게 전달되지 않도록 조속한 시일 내에 시스템 정비가 이뤄질 필요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사건이 최초 접수된 일봉지구대 관계자는 “현재의 경찰시스템은 아동학대 등의 경우 사건 접수와 동시에 경찰서 여성청소년계로 보고·이관되도록 돼 있다”며 “따라서 해당 귀가조치나 부모에게 연락 등은 서북경찰서에서 진행된 조치”라고 말했다.

사건을 처리한 서북경찰서 여성청소년계 관계자는 “해당 사건은 고3 졸업반 학생의 연령이 만 18세가 넘어 아동폭행이 아닌 가정폭력으로 분류됐으며 사건접수 후 피해 학생에게 분리조치를 권했으나 본인이 집으로 귀가를 원해 이뤄진 조치”라며 “다만 해당 사건과 관련 본 경찰에서는 가정폭력 관련 사항들에 대해 확대 수사를 지속적으로 실시해 추가적인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사건의 경우 피해 학생이 고교 3학년 재학 중인 학생으로 경찰에서 피해 부위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서로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할 수 있어 미쳐 피해정도는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 들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법조계의 한 관계자는 “가정폭력이든 아동폭행이든 중요한 것은 피해자가 신고한 사실을 가해자에게 연락했다는 것과 가해가 이뤄진 장소인 집으로 다시 돌려보냈다는 것은 원천적으로 잘못된 조치”라며 “특히 해당 사실에 대한 경찰의 조치 과정을 다시 한 번 면밀히 들여달 볼 필요가 있고 피해 사실이 접수 되면 피해 정도를 육안 등으로 확인하는 것이 필수 적인데 이를 하지 않은 부분은 다시 한번 짚어볼 부분”이라고 말했다.

한편 피해사실을 경찰에 신고한 피해 여학생은 사건 접수 당일 저녁 가정에서 부모들로부터 경찰에 신고한 것에 대한 훈계를 듣는 등 오히려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인해 불안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범석 기자 news@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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