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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조용학 서울마주협회장 “경마, 시대상황 따라 새로운 발매수단 필요”

“경마 중단으로 말 산업 고사 위기…기수‧관리사 등 종사자 생계 위협”
“포스트 코로나 시대, 비대면 온라인 마권 발매 도입은 시대적 흐름”
“환급률 높여야 불법 근절” 세제개혁 필요성‧독립된 외부기관 설치 제안

  • 조성호 기자
  • 2021-03-23 10:3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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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학 신임 서울마주협회장은 “힘든 시기에 부담감도 있지만 회원들의 든든한 지지 속에 더욱 자신감을 갖고 산적해 있는 과제를 해결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사진=서울마주협회)
[스마트에프엔=조성호 기자]
“인공지능, 로봇,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이 융합되고 있는 현 시대에 경마도 새로운 발매수단이 필요합니다. 왜 경마팬들은 경마장이나 장외발매소 창구에서만 사야합니까. 온라인 발매는 전 세계적인 시대적 흐름입니다.”

지난 18일 압도적인 득표율로 당선된 조용학 신임 서울마주협회장이 취임식을 갖고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했다.

경마산업의 대내외적인 위기상황 속에 최근 마주협회를 비롯한 한국마사회, 한국경주마생산자협회 등 말 산업 단체 수장들의 교체가 이루어지며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서울마주협회는 경주마 도입을 담당하는 마주들의 단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경마가 중단되면서 말 산업은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조교사, 기수, 마필관리사 등 경마 종사자들의 생존권 문제는 물론 마주들의 손실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특히 경주마 구매가 사실상 멈추면서 경주마 생산농가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이에 조용학 신임 회장 앞에 놓인 가장 시급한 과제로는 온라인 마권 발매 도입이 최우선 과제로 꼽힌다.

한국경마는 1996년 처음 온라인 마권 발매를 시작했지만 2008년 감사원 특별감사에서 온라인 발매 시행의 법적근거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면서 온라인 발매가 중단됐다.

2009년 이후 경마업계는 꾸준히 새로운 발매 수단 도입과 경마팬들의 선택권 확대를 위해 정부에 온라인 발매 수단 도입을 요구해왔다. 반면 정부는 ‘경마는 도박’이라는 인식과 국민적 공감대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지난해 코로나19 여파에 분위기가 반전됐다. 코로나19로 경마가 전면 중단된 탓에 경마 매출이 대폭 급감했기 때문이다. 경마는 경마장이나 장외발매소 외에 마권 발매가 금지돼 있다.

즉 경마장이나 장외발매소를 찾은 경마팬들이 마권을 구입하는 돈으로 상금과 각종 운영 자금이 발생되는데 코로나19로 인해 경마가 중단되자 매출이 뚝 떨어진 것이다. 이로 인해 기수나 관리사 등 경마 산업 종사자들의 생계까지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다.

상황이 이렇자 온라인 발매 도입이 국회에서 긍정적으로 논의되고 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지난달 한국마사회법 개정안을 심의하기로 했다. 개정안에는 마권 발행처를 온라인으로 확장하는 내용이 담겼다.

업계에서는 올해도 코로나19 여파에 경마가 중단을 거듭하는 등 정상적인 운영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때문에 축구나 배구 등 다른 프로 스포츠처럼 무관중으로 경마를 진행하고 마권을 온라인으로 구입할 수 있는 비대면 방식의 새로운 발매 수단 도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다.

취임식에 앞서 지난 14일 경기 과천 서울경마공원 내 서울마주협회장실에서 만난 조용학 신임 회장은 “힘든 시기에 부담감도 있지만 회원들의 든든한 지지 속에 더욱 자신감을 갖고 산적해 있는 과제를 해결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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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학 신임 서울마주협회 회장이 지난 18일 경기 과천 서울경마공원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서울마주협회)
“반평생 넘게 경마인으로 살아온 인생, 지금 같은 위기 없었다”

조 회장은 우선 코로나19 여파에 경마 산업 자체가 존폐 위기에 빠졌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지난 1년간 경마가 이렇게 위기 상황인 적은 없었다. 매출이 급격하게 줄면서 경마 생태계는 붕괴 직전”이라며 “이 같은 위기 상황이 올 연말까지 계속된다면 경마 산업의 붕괴는 시간문제며 이를 다시 회복하는 데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지난해 국내 경마 매출은 1조원 수준에 머물렀다. 이는 2019년 매출 약 7조3000억과 비교하면 무려 86%나 감소한 수준이다. 이처럼 경마 매출이 급감하자 마사회도 지난해 4000억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했다. 사실상 국내 말 산업 자체가 고사 위기에 빠진 셈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결국 경마 매출이 늘어나야 하지만 경마가 재개된다고 하더라도 지난해만큼의 매출을 달성하기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에 따라 관중석 운영이 제한되기 때문이다.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인 팬데믹 현상을 보이고 있지만 경마 산업이 위기에 처한 곳은 우리나라뿐이다. 경마 선진국이라고 불리는 미국, 영국, 일본 등은 이미 온라인 마권 발매를 도입하면서 경마가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특히 일본의 경우 지난해 코로나19에도 오히려 전년 보다 매출이 5% 증가하기도 했다.

때문에 비대면 방식인 온라인 마권 발매의 필요성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현재 한국 경마는 무관중 경기로 진행되고 있다. 이는 조교사나 기수 등 경마 종사자들의 생계 수입을 보장해주기 위한 임시방편에 불과한 실정이다.

“말 산업 생태계 회복 위해선 온라인 발매‧세재개혁‧규제철폐 필수”

조 회장은 붕괴 직전인 말 산업 생태계 회복을 위해서는 경마 산업 발전이 우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마를 통해 매출이 늘어나게 되면 말 생산과 육성 등 1차 산업부터 2차, 3차 산업까지 선순환 구조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경마 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온라인 마권 발매 도입이 첫 번째라고 강조했다.

조 회장은 온라인 발매 도입은 4차 산업혁명의 시대적 흐름이라고 정의했다. 즉 경마도 시대적인 상황에서 맞춰 새로운 발매수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비대면 발매 수단 도입은 필수라고 역설했다.

조 회장은 “ICT 기술이 발전하고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4차산업혁명이 융합되고 있는 시대에 경마도 새로운 발매 수단이 필요하다”면서 “전 세계적으로 사행 산업 발매 수단이 창구에서 전화로, PC나 모바일로 옮겨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온라인 발매 도입 시 실명제와 본인인증, 배팅 상한선, 구매액 한정 등의 과몰입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도 마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우려하는 문제를 IT 기술로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현재 국내에서는 경마가 중단되면서 불법 경마가 더욱 기승을 떨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일례로 외국에서는 온라인 발매를 도입하면서 불법 경마가 현저히 줄어들었다. 즉 온라인 발매는 경마가 건전한 사행 산업으로 발전하는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경마에 대한 인식 변화를 위해 세재 개혁 필요성도 언급했다. 그러면서 경마 선진국으로 불리는 홍콩의 사례에 대해 소개했다.

홍콩은 지난 2006년 경마 매출이 줄어들고 불법 경마가 늘어나자 마권 발매 시 원청징수 세금을 없애고 대신 환급률을 높이는 경마 세제 개혁을 단행했다. 환급률이 높아지자 불법 경마가 합법시장으로 흡수되고 이를 통해 세수도 급격히 늘어나면서 경마에 대한 인식도 변했다는 설명이다.

조 회장은 “국내에서 불법 경마가 활성화되는 이유는 결국 환급률이 문제”라며 “세재 개혁을 통해 환급률을 높이면 세수 확대는 물론 불법 경마 또한 자연스럽게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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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경기 과천 서울경마공원에서 경주마가 질주하고 있다. (사진=조성호 기자)
독립된 외부기구 설치 제안…“경마에 대한 발상의 전환 필요”

조 회장은 구체적인 세재 개혁 방안으로 마사회와 마주협회 외에 제3의 외부 독립기구나 연구소 설치를 제안했다. 시민단체와 주무부서, 국민들을 설득할 수 있는 제3의 독립된 기구를 설치해 전문적으로 제도 개혁 등을 연구하고 이를 홍보하는 주체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조 회장은 “세계경마연맹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적인 경마 매출은 140조원 규모로 승마를 포함한 전체 말 산업 규모는 360조원 수준에 달한다”면서 “우리나라 말 산업 규모는 전 세계 5% 수준으로 여전히 발전 가능성이 크고 고부가가치가 많은 산업”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경마는 산업으로서의 발전 가치가 상당하기 때문에 이를 말 산업 근간으로 이해해야 한다”면서 “산업, 레저 문화로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큰 경마에 대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조 회장은 “모든 경마인들이 새로 부임한 김우남 마사회 회장에 대한 기대가 크다”면서 “신임 마사회 회장께서 조속한 시일 내에 온라인 발매 도입을 이끌어내 줄 수 있을 것으로 믿고 있으며 마주협회도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당부했다.

조성호 기자 chosh7504​​@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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