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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김해 ‘워터파크’ 사망사고 은폐 의혹…안전보건공단은 대기업 봐주기(?)

수중서 이물질 제거 작업하던 8년차 인명구조원 사망…경찰 수사 중
안전보건공단, 롯데 요청에 ‘사망사고 속보’ 당일 삭제…“사인 불분명”
노동계, “롯데, 노동자 개인 죽음으로 치부…사업주 책임 회피 목적”

  • 조성호 기자
  • 2021-05-21 11: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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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사망사고가 발생한 경남 김해 롯데워터파크. (사진=카카오맵)
[스마트에프엔=조성호 기자]
경남 김해 롯데워터파크에서 수중 작업 중이던 직원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안전보건공단과 워터파크를 운영하는 롯데월드 측이 이번 사고를 은폐‧축소하려는 모습을 보여 빈축을 사고 있다.

‘사망사고 속보’를 게재하는 공단 측이 롯데월드의 요청을 받고 속보를 삭제하는 일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에 중대재해 사고 발생에도 불구하고 공단이 대기업 봐주기에 나섰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21일 김해 롯데워터파크와 노동계, 김해서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직원 A(36)씨는 지난 12일 오전 11시 10분께 야외파도 풀장 이물질 제거 작업을 마치고 이동 중 다시 물에 빠지면서 의식을 잃었다.

A씨는 현장에서 응급처치 후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이날 오후 12시 9분께 숨졌다. 사고가 난 야외 파도풀장은 최대 수심이 2.4m 정도로 알려졌다.

A씨는 지난 2013년부터 해당 워터파크에서 인명구조와 현장 관리 업무를 해왔으며 SBS 시사‧교양 프로그램 ‘생활의 달인’에 ‘워터파크 청소의 달인’으로 소개될 정도로 남다른 실력을 보유했다.

A씨는 사망 당일 잠수‧안전장비를 착용하고 60여분간 물속에서 바닥 청소작업을 진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물 밖으로 이동하다가 다시 물에 빠지면서 의식을 잃었다는 게 경찰과 업체 측의 설명이다.

경찰은 A씨에 대한 부검을 실시하는 한편 워터파크 관계자 조사와 현장 CCTV 분석에도 나섰다.

문제는 사고 발생 다음 날인 13일 오전 안전보건공단이 홈페이지에 사망사고 속보를 공지했지만 이를 삭제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특히 이 과정에서 롯데월드 측의 요청이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공단과 롯데월드가 사망사고를 은폐, 축소하려 한다는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다.

사망사고 속보는 전국 각종 사업장에서 사망 재해가 발생해 신고가 들어왔을 경우 안전보건공단이 1차 현장조사를 거친 후 사고 일시와 장소, 조사를 통해 파악한 사고 개요를 게재하는 방식이다.

이에 공단은 속보와 함게 ‘신고 및 현재 파악된 내용으로 조사결과에 따라 변경될 수 있다’는 문구도 함께 게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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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게시된 안전보건공단 사망사고 속보 내용.
공단 측은 최초 게재한 속보에서 “야외파도 풀장 바닥의 이물질을 제거하는 수중 청소작업 후 나오던 중 잠수 장비에 수중 청소기 호스가 걸려 익사함”이라고 사고 내용을 비교적 구체적으로 담았다.

하지만 공단은 이 속보를 삭제했다. 이어 삭제 사흘 만인 17일 “야외 파도풀장 바닥의 이물질 제거하는 수중 청소작업 중 사망”이라며 구체적인 내용을 빼고 재게시했다.

공단 측은 이에 대해 설명자료를 내고 “‘수중 청소 작업 중 익사’로 표현된 부분에서 사망의 원인이 익사인지 불분명해 ‘수중 청소 작업 중 사망’으로 수정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민주노총 등 지역 노동단체는 공단이 롯데의 요청을 받고 사망사고 속보를 삭제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대자본의 힘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규탄했다.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지난 16일 안전보건공단 경남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롯데워터파크 측이 안전보건공단 경남동부지사에 연락해 게시글 삭제를 요청했다”며 “워터파크 측은 사업주 책임을 회피하려는 목적으로 삭제를 요청했고 공단은 글을 삭제함으로써 그들의 입장에 동조했다”고 비판했다.

특히 “롯데 워터파크 측이 사고 원인이 명확하게 확인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이유는 사망사고 원인을 노동자 개인의 죽음으로 치부하려고 하는 것”이라며 “사업주의 책임을 회피하려는 목적이 명확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안전보건공단은 사망사고 속보를 삭제함으로써 롯데 워터파크 입장에 동조했다”며 “안전보건공단이 사업주의 입장을 대변하는 기관으로 전락하는 순간으로 대자본의 부당한 요구를 수용한 안전보건공단의 행위에 대해 규탄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이어 사망사고가 발생한 롯데워터파크에 대한 고용노동부의 철저한 진상조사와 더불어 롯데워터파크의 안전보건관리 시스템 문제 확인과 관련자 처벌을 요구했다. 아울러 이번 사고와 관련한 중대재해 보고서 공개도 함께 요청했다.

이번 사망사고와 관련해 롯데워터파크 운영사인 롯데월드 관계자는 본지에 “명확하지 않은 사망원인이 단정적으로 게시돼 이 부분에 대한 수정요청이었지 삭제 요청은 아니었다”라며 “안전보건공단에서도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고 판단해 조치한 것으로 재게시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사망한 직원 A씨는 정규직 직원으로 이번 사망사고에 대해 크나큰 안타까움을 느끼고 있다”며 “책임감을 갖고 유가족을 돕는 방안을 최대한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성호 기자 chosh7504​​@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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