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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재해처벌법, 모호하게 규정...혼란과 부작용 초래 우려”

  • 김보람 기자
  • 2021-07-11 18:3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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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재해처벌법
[스마트에프엔=김보람 기자]
정부가 입법예고 계획을 밝힌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 제정안에 대해 경제단체들과 건설업계가 우려를 표명하고 나섰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은 9일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 제정안에 대한 입장을 내고 "중대재해법 시행령 제정안이 산업현장에 많은 혼란과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전경련은 "경영책임자등이 이행해야할 의무 범위가 적정한 예산, 충실한 업무 등으로 모호하게 규정돼 있고 법률에서 위임한 안전보건 관계 법령이 구체적으로 명시되지 않는 등 불명확한 점이 있어 법을 준수하는데 기업들의 많은 애로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중대산업재해의 적용범위인 급성중독 등 직업상 질병과 관련해 중증도와 치료기간의 제한이 없어 경미한 부상도 중대재해에 해당할 우려가 있다"며 "이 경우 적용범위가 지나치게 넓어져 기업인들에 대한 과잉처벌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산업안전은 경영책임자 뿐만 아니라 현장 종사자의 안전의무 준수도 중요한데 이에 대한 규정이 없는 것도 아쉬운 부분"이라며 "향후 시행령 입법예고 기간 동안 보다많은 산업현장의 의견을 수렴해 합리적인 제정이 이루어지길 바란다"고 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도 이날 논평을 내고 "경영 책임자의 의무 등 많은 부분이 여전히 포괄적이고 불분명해 어느 수준까지 의무를 준수해야 처벌을 면하는지 전혀 알 수 없다"고 했다.

이어 "그간 경영 책임자의 정의와 의무 등이 중대재해처벌법에 구체화돼야 한다고 수차례 지적해 왔지만 반영되지 않았다"며 "산업현장의 의견을 바탕으로 시행령 제정안을 보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중대재해법을 적용하는 직업성 질병의 목록만 규정하고 중증도 기준이 마련되지 않아 경미한 질병까지 중대재해로 간주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안전보건 관리체계 구축을 위해 적정한 예산을 편성해야 한다고 모호하게 규정한 부분을 보완하고 경영 책임자의 개념과 범위도 명확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총은 "내년 1월 27일 법이 시행되기 전까지 준비 시간이 부족하며 경영 책임자가 의무를 다했는데도 재해가 발생한 경우에 대한 면책 규정이 마련되지 않았다"면서 "산업계 의견을 종합적으로 수렴해 정부에 경제계 공동건의서를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소기업중앙회는 논평을 통해 "중소기업계는 법 제정 과정에서부터 일관되게 경영책임자의 범위와 의무 등을 명확히 할 것과 의무 이행시 면책근거 마련, 안전보건 인프라 확충을 위한 정부지원 확대 등을 요청해 왔다"며 "그럼에도 정부의 시행령안은 중소기업계의 요청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고 이대로 시행될 경우 중소기업 현장에 상당한 혼란과 충격이 초래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중대재해처벌법상의 의무주체(처벌대상)가 여전히 모호하다. 경영책임자에 대한 명확한 정의 규정이 없기 때문"이라며 "의무사항 역시 ‘적정’, ‘충실’ 등의 추상적 표현을 담고 있다. 이래서는 법령을 준수하고 싶어도 누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분명하게 알 수가 없는 노릇"이라고 토로했다.

건설업계도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대한건설협회는 "여전히 법률의 모호함은 시행령에서도 해결하지 못해 매우 아쉽게 생각한다. 경영책임자 범위에 대한 구체화라든가 모호한 법률규정의 명확화 등에 대해서는 시행령에 담지 않았다"며 "오직 법률에서 위임한 7개 사항에 대해서만 시행령을 만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결국 법령의 모호함과 포괄성에 대한 책임은 기업에 전가됐다. 그만큼 기업의 리스크는 커졌고 불확실한 상태에서 기업경영을 해야 하는 부당한 부담만 가중됐다"며 "이젠 기업 나름대로 법령을 해석해야 하고 사고가 나면 법원의 판단에 따라야 하는 상황이 됐다. 기업들의 혼란과 혼선은 어찌할 것인지 심히 우려스럽다"고 했다.

건설협회는 "구체적으로 들어가 보면, 그간 건설업계는 경영책임자 정의 중 ‘이에 준하여 안전보건에 관한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시행령에 구체화 하여 줄 것을 요구했으나 반영되지 않았다"며 "‘적정’, ‘충실’ 등 주관적 용어에 대해 구체적 기준을 제시해 줄 것을 요구했으나 이 또한 반영되지 않았다"고 아쉬워했다.

안전보건 전담조직 설치 대상에 대해서는 "시평순위 50위 정도는 돼야 가능하다고 주장했으나 200위를 고수했다"며 "시평순위 200위 정도는 본사 근무인력이 10명 안팎에 불과한데 안전보건 전담조직을 둘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묻고 싶다. 형식적이고 편법적인 운영이 불보듯 뻔한데 정부는 무엇을 기대하고 밀어붙이는지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렇듯 중대해해처벌법 시행령 제정안은 건설업계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 만일 이대로 시행되면 선의의 피해자 내지 범법자만 잔뜩 양산할 공산이 매우 크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김보람 기자 news@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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