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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민의 인사이트]넷플릭스, 오징어게임 진정한 승자되려면

  • 김영민 산업부장
  • 2021-10-20 09:4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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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징어게임 포스터
[스마트에프엔=김영민 산업부장]
넷플릭스는 '오징어게임'의 위너인가, 루저인가?

최근 한국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게임'이 전 세계적으로 흥행하면서 망 사용료를 둘러싼 넷플릭스의 '배짱 영업'이 다시 도마에 올랐다.

넷플릭스는 제작비 250억원을 들여 만든 '오징어게임’으로 약 1조원을 벌었다. 반면 통신사업자(ISP)는 울상이다. 그만큼 과도한 트래픽이 발생해 통신사에 큰 부담을 안겨주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무임승차 논란으로 법적 공방까지 벌이고 있는 넷플릭스는 SK브로드밴드와 망 사용료 분쟁에서 1심 패소하고 이에 불복, 현재 항소한 상태다.

망 사용료 분쟁이 아직 최종 결론이 나지 않은 상황에서 오징어게임의 흥행은 SK브로드밴드를 자극하기 충분했다.

KT와 LG유플러스는 망 이용대가 대신 IPTV 가입자가 넷플릭스에 구독하는 경우 관련 매출 일부를 나눠먹는 방식으로 제휴했다. 반면 SK브로드밴드는 넷플릭스와 아무런 제휴 관계가 없다. SK브로드밴드 망을 이용해 넷플릭스를 이용하는 가입자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트래픽 부담만 커지게 된다.

특히 오징어게임과 같은 대작들이 많아질수록 SK브로드밴드는 불리해진다. SK브로드밴드의 넷플릭스 트래픽은 2018년 5월 50Gbps 수준이었던 것이 지난 9월에는 1200Gbps로 약 24배 급증했다.

특정 대형 플랫폼이나 콘텐츠제공업체(CP)에서 과도한 트래픽을 유발할 경우 품질 이슈가 발생할 수 있고 따라서 통신사들은 망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추가 설비, 유지보수 비용이 든다. SK브로드밴드가 넷플릭스에 망 이용대가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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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민 스마트에프엔 산업부장
양사간 망 이용료 소송 1심에서 법원은 SK브로드밴드의 손을 들어줬다. 넷플릭스가 SK브로드밴드에 망 이용료를 지불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넷플릭스는 항소 의사만 밝히고 전혀 협의에 응하지 않고 있다. 국내 법을 완전히 무시한 채 여전히 '배짱 영업'을 지속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주무부처인 방송통신위원회의 중재도 무시했다. 중재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SK브로드밴드를 상대로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을 제기해 '방통위 패싱' 논란까지 일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문재인 대통령까지 나서 최근 김부겸 국무총리와의 주례회동 자리에서 "글로벌 플랫폼은 규모에 맞게 책임을 다할 필요가 있다"며 "합리적인 망 사용료 부과 등 공정한 계약에 대해 총리가 챙겨봐 달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망 사용료 관련 합리적인 사례도 있다. 다음달 국내 정식 오픈하는 디즈니플러스는 간접적인 방법으로 망 이용료를 지불하는 쪽을 택했다. 디즈니플러스가 콘텐츠전송네트워크(CDN) 사업자와 계약해 비용을 지불하면 통신사는 CDN 사업자로부터 전용 회선료를 받는 구조다.

결국 넷플릭스가 무임승차로 지적을 받는 이유는 막대한 이익을 챙기면서도 서비스의 기반이 되는 통신망에 대해서는 나몰라라 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외 대부분의 CP는 망 이용대가를 내고 있다. 규모가 작은 CP는 최종 이용자들과 동일한 형태의 망 이용계약을 체결해 비용을 내고, 상대적으로 덩치가 큰 CP 트래픽을 원활히 처리할 전용회선 혹은 인터넷데이터센터(IDC) 계약을 맺는 방식으로 망 이용대가를 부담한다.

네이버, 카카오 같은 국내 대형 CP는 물론,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도 관련 비용을 내고 있다. 하지만 정작 글로벌 초대형 CP인 넷플릭스는 단 한푼도 내지 않고 국내에서 버젓히 배짱 영업을 하며 돈을 벌고 있다.

넷플릭스는 한국 매출의 77%를 본사에 비용 지불하는 방식으로 세금을 회피하고 있다는 의혹까지 받고 있다.

넷플릭스가 국내에서 무임승차를 계속한다면 어떤 결과를 초래할까? 트래픽 폭증에 따른 관련 비용은 결국 최종 이용자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다. 통신사들이 관련 요금을 인상하면 넷플릭스를 이용하지도 않는 소비자도 그 부담을 떠안아야 하는 상황이다.

넷플릭스의 한국법을 무시한 배짱 영업은 관련 생태계를 교란시키고 소비자 후생까지 저해하는 '사회악'이라는 결과를 낳을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소비자들은 현명하다. 단순히 인기 있는 콘텐츠만으로 시장을 장악할 수 있다는 자만심은 버려야 한다.

김영민 산업부장 mosteve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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